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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분들.더가지고.없는놈들.내몰리고.
.죽자살자.일하느랴.방치되는.어린이들.
.유학가던.학원가던.경쟁교육.시작되고.
.일제고사.줄서느랴.숨막히는.초딩생들.
.자사고로.특목고로.전인교육.무너지고.
.밤낮없이.공부하랴.미쳐가는.중딩생들.
.대학입시.자율화에.출신성분.비중커져.
.공교육은.의미상실.자포자기.고딩생들.
.원인모를.이유속에.등록금은.매년인상.
.돈천만원.매년대출.빚쟁이된.대딩생들.
.뼈빠지게.일해봐야.변함없는.비정규직.
.부당대우.고용불안.희망절벽.노동자들.
.돈있으면.살만할까?돈없으면.죽어얄곳.
.머리아찔.앞이깜깜.가슴먹먹.허리휘청.
.죽지못해.사는이곳.우리나라.대한돈국.
!사람먼저!살려내소!민국이를!살려주소!

_뱅글벙글









2009. 5. 19. 00:16





090518

'나'에 대해서 '너'에 대해서
세상살이에 대해서
그리고 예술에 대해서도.

아니 세상 모든 것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선을 넘어 젠척 하면
한마디로 재수가 없으시고
거부감에 답답함과 짜증이 올라오기도.
이것이 우리의 일상인 듯.

내게 필요한 건
'나'는 성찰하려 하고
'너'는 이해하려 하고
삶은 몸소 경험하려 하고
예술은 느껴내려 하는 것.

즉, 평생을 자기 중심성의 모순을 깨뜨리려 하는 것.

겉으로 보이는 신화적 껍데기를 벗어내기.
숨겨진 진실을 바로 알고자 노력하기.
지금 여기에서는 딱 아는 만큼만 안다고 말하기.
아는 만큼은 제대로 살아내고자 하기.

상수님의 눈에 비친 일상적 풍경이
솔직하게 드러난 시간인 듯.

_뱅글벙글












 
2009. 5. 17. 00:23

090516

관람을 시작하려던 토요일 오후 3시 무렵,
전시장 안팎으로 미어 터지는 인파를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혔다.
책과의 만남을 가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이나 산소 모두 넉넉치 못했다.

동행했던 친구들은 한시간 정도 둘러보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먼저 탈출했다.
조금이라도 본전을 뽑고 싶었던 나는
30여분 동안 한바퀴를 더 돌고 서둘러 나갔다.


요즘 어린이 그림책을 만들고 있는 터라
좀 더 깊이 국내외 책들을 만나보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 삶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는 책의 존재를 눈으로 목도할 수 있었기에
희망스러웠다.
나도 천천히 그러나 부지런히 좋은 어린이책들을 만들어서
내 책과 만날 사람들과 깊이 호흡하고 싶다.
분발하자!

그건 그렇고~
어쨌든 다음부터는 전시관람 시간대를 잘 선택해서 와야겠다.

_뱅글벙글









2009. 5. 15. 10:38


<탕나라 사람들> 신병근,
"순응적인 신앙의 틀 벗어나 발가벗은 세상과 나를 발견했다"
김은석 (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 목욕탕 풍경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들춘 어른들을 위한 동화 <탕나라사람들>의 작가 신병근 씨(31). 자신을 '신화창조국 세뇌구 무지동 홀로감옥에서 탈출한 뱅글벙글, 신병근'이라고 소개한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누군가에게 목욕탕은 훈훈하고 따듯한 추억의 장소일지 모른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 군상의 어두운 실체가 드러나는 곳이다. 올해 3월 말 출간한 <탕나라사람들>(신병근 글·그림/ 시대의창/ 160쪽/ 1만 2800원)은 목욕탕 속 풍경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들춘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디자인을 전공한 작가는 순수한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개성이 넘치는 그림 속에 자신의 고민을 녹여냈다.

이 책을 쓰기 전 작가 신병근 씨(31)는 전국 12개 도시, 15개 목욕탕을 순례했다. 남달리 목욕탕을 좋아했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누구인가, 세상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시달리던 이십 대 후반, 목욕탕에서 발가벗은 자신과 세상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존재와 신앙에 대한 고민,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시작

신 씨가 근원적인 질문에 부딪힌 것은 한동대학교(총장 김영길)에 재학 중이던 2004년이다. 신앙 성장을 위해 참석한 성경공부 모임에서 돌아온 탕자 이야기를 공부했다. 사람들 대부분은 탕자의 모습에 공감하는 듯 했다. 하지만 신 씨는 공감할 수 없었다. 어려서부터 교회 안에서 말썽 없이 자란 그로서는 탕자보다 큰 아들이 공감하기 쉬운 인물이었다. 심리학 수업을 들으면 '솔직함'을 훈련하고 있는 그는 용기를 내서 사람들 앞에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때를 계기로 ‘의심은 금물’이던 신앙의 틀이 무너져 내렸고 존재와 기독교 신앙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 "무조건적인 신앙이 축복에 이르는 길이며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참' 기독교 신앙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었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모태신앙인 신 씨는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스물 여섯 살까지 착하게, 열심히 살아왔다. 무조건적인 신앙이 축복에 이르는 길이며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참' 기독교 신앙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었다. 예수를 믿는다면서도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했다'는 거 빼고 예수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누군가 하나님에 대해 물어보면 '사랑의 하나님'이라는 정답을 말했지만, 마음속엔 찜찜함이 남았다. '하나님은 과연 살아계신가', '성경을 어떻게 무조건 믿는가'라는 질문이 계속 그를 괴롭혔다.

신 씨는 책 에필로그에서 과거 자신의 삶을 '무지'라는 우리에 갇혀 사육되는 돼지에 비유하기도 한다.

"분명 나는 '무지'라는 우리에 갇혀 사육되는 돼지였다. 돼지우리 안을 지상낙원이라고 확신하며 스스로를 축복받은 존재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감옥과 같은 우리에 수용당해 살았지만 나는 내 삶이 행복하다고 여겼다. 어쩌다 가끔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의문이 들 때면 내 존재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져 혼란스러웠다. 그럴 때면 애써 외면하려고 고개를 힘껏 흔들어보곤 했지만, 존재에 대한 고민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고 여전히 마음 한편에 남아있었다." -<탕나라사람들> 에필로그 중-

'불안' 떨치고 다시 만난 예수

하지만 '우리' 밖의 삶을 상상할 순 없었다. 불안이라는 사슬이 그를 옥죄어왔기 때문이다. 자신과 세상을 직시하기 위해 여행을 떠났지만 '무지'의 틀에 갇힌 자신을 더욱 뼈저리게 느꼈다.

"이스라엘과 이집트 등을 여행하며 내가 얼마나 환상에 빠져 살았는지 알았다. 예루살렘은 내가 생각하던 기독교만의 성지가 아니었다. '이슬람과 아랍인들은 악의 축'이라는 기독교 안에서 무의식적으로 만들어진 편견도 깨졌다. 내가 만난 이슬람 사람들은 나와 전혀 다를 게 없는 따듯한 사람들이었다."

깊어만 가는 고민에 방황하던 중 친구 소개로 박민수 목사(은혜공동체교회)를 만났다. 박 목사는 신 씨가 어떤 고민이나 질문도 털어놓을 수 있도록 진솔하게 대화했다. 이전까지 신 씨가 믿은 하나님은 이성적으로 알려고 하면 안 되는 존재였다. 박 목사를 통해 비록 다 이해할 수 없지만 하나님을 이성적으로 알아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예수를 바라보는 관점도 변했다. 고통받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모습, 불의한 권위에 비폭력으로 저항하는 모습,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사람들에게 섬김과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 등에서 '신'적인 위대함을 느꼈다. 한때 기독교를 떠나려는 생각까지 했던 신 씨는 "예수의 삶과 가르침을 더 깊이 알아가고 진리를 발견하며 살고 싶어 기독교 안에 머물고 있다"고 말한다.

   
 
 

▲ 12개 도시 15개 목욕탕을 순례한 신 씨는 <탕나라사람들>에서 순수한 아이의 시선과 재치 있는 그림으로 인간의 추한 모습을 발가벗긴다. (자료제공 신병근)

 

발가벗은 세상과 나, <탕나라 사람들>

목욕탕 여행은 나와 세상을 찾아 떠난 여행의 끝자락이었다. 세상에 속으며 살아왔다고 생각한 신 씨는 목욕탕에서 발가벗겨진 세상의 참모습을 보고 싶었다. 목욕탕을 돌아다니며 편견과 차별, 욕망과 이기심으로 가득한 인간의 모습을 목격했다.

"목욕탕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사람들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목욕 후 사람들의 몸은 깨끗해질지 모르지만 쓰고 널브러진 수건과 비누들, 쓰레기통에 넘쳐나는 일회용품을 보며 인간이 자기 외에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괴물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 씨는 사람 몸 모양을 한 '탕나라'를 만들어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탕나라사람들>의 주인공 뺑글이와 똥희는 입욕권을 사는 것부터 샤워와 마사지, 사우나 등 목욕 순서를 따라가며 '탕나라' 곳곳을 모험한다. 신 씨는 옷을 벗는 순간부터 서로 힐끗거리고 비교하는 모습, 왜곡된 외모지상주의 등을 일상적인 목욕탕 풍경 속에서 꼬집는다.

   
 
 

▲ <탕나라사람들>에서 주인공 뺑글이와 똥희가 모험하는 '탕나라'. 대중목욕탕을 신체 모양으로 형상화했다. (자료제공 신병근)

 

신 씨가 책에서 가장 애착하는 내용은 주인공 뺑글이가 '배꼽 홀'에 빠지는 부분이다. 배꼽홀에 빠진 뺑글이는 '때 바다'에서 헤매다 가까스로 빠져나온다. 무시무시한 '때 바다'는 자신도 모르게 형성된 무의식을 상징한다. 신 씨는 목욕탕 여행과 책 작업을 통해 무의식의 실체와 직면하지 않으면 참된 자신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발가벗은 세상을 배회하던 나는 마음의 때가 가득한 나의 실체와 맞닥뜨렸다. 불안 탓에 현실의 삶에서 안절부절못하고, 비난에 대한 두려움으로 끊임없이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정작 욕구가 생기면 나밖에 보지 못하는 외눈박이와 같은 모습이 바로 발가벗겨진 나 자신이었다." -<탕나라사람들> 프롤로그 중-

   
 
 

▲ <탕나라사람들> 신병근 글·그림/ 시대의창 펴냄/ 160쪽/ 1만 2800원. (자료제공 시대의창)

 
우리 모두의 '마음의 때' 인정할 때 희망 보여 

신 씨는 여전히 헤맬 때가 잦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존재를 어느 정도 알았지만 쉽게 달라지지 않는 현실에 버겁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에 다시 갇히지 않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신문 구독과 독서 등을 통해 사고력을 키우고 사회문제에도 참여하려고 애쓰고 있다.

지난해 촛불 정국 때는 친구들과 함께 문화운동의 하나로 '값싸고 질 좋은 나라?'라는 포스터와 티셔츠를 만들어 판매했다. 그 대금으로 촛불집회에 양초와 종이컵, 손 팻말을 사서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현실을 직면하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에 희망이 있다고 스스로 다독이는 신 씨. 한동대 산업정보디자인학부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한 그는 뱅글벙글한 이야기로 사람들과 소통하길 바라며 천천히, 그러나 깊고 넓게 디자인을 공부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나만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바람이고 그것이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세상과 나, 우리는 모두 마음의 때가 가득한 존재라는 현실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 그 사실을 깨달은 지금 목욕을 마친 사람의 마음 마냥 참 편하고 시원하다."

포트폴리오 : www.iambgbg.com
블로그 : www.ilovebgbg.com

   
 
 

▲ 신 씨는 "우리 모두 마음의 때가 가득한 존재라는 현실을 인정하며 살아간다는 걸 깨달은 지금 마음이 편하고 시원하다"고 고백한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출처: http://www.newsnjo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595









2009. 5. 12. 19:54





출처: KT&G 상상마당 서면 인터뷰


1. 당신을 모르는 회원들에게 자기소개를 하자면?

안녕하세요~ 신화창조국 세뇌구 무지동에 위치한 홀로감옥에서 탈출한 이후 ‘타인’과 교신하며 살아가는 지구 생명체, 신병근이예요. 이제는 ‘너’와 더불어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싶기에 재수감 당하지 않기 위해 신문읽기, 사고력 키우기, 사회참여하기와 같은 필수 아이템을 하나 둘씩 장착하고 있답니다.

한동대학교 산업정보디자인학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어요. 뱅글벙글한 이야기로 사람들과 소통하길 바라며 천천히, 그러나 깊고 넓게 디자인을 공부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랍니다.


2. 현재 듣고 있는 수업은 무엇이며 수강하게 된 동기는?

최범 선생님의 <크리에이터를 위한 셀프 크리틱>을 수강하고 있어요. 한마디로 디자이너가 자신의 작업을 글로서 표현하는 수업이예요. 제 생각을 글로 쓸 줄 아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마음에 수강신청을 했답니다.


3. 지난번 수업시간 작업발표가 인상 깊었다. 자신의 작업에 대해 소개해 달라.

학창시절 때부터 ‘생각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나의 디자인 철학은 무엇인가’ 자문하곤 했어요. 당시엔 스스로에게 자신있게 말할 만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는데, 최근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면서는 좀 명확히 알게 된 것 같아요. 제 작업들은 주로 제 삶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되고 있더라구요.

디자인철학이란 인위적이고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닌 제가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였어요. 그리고 디자인이란 제가 제 삶의 물음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분출된 배설물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지요. 때문에 작업들 속에는 당시 인생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이 덕지덕지 묻어있더라고요.

삶의 분비물과 같은 작업들을 잠시 나누도록 할게요.

<그림 그리고 싶다, 1999-2001>


억압된 현실, 군대라는 공간에서 본능적으로 정신적 자유를 꿈꾸며 아침식사 때마다 먹고 남은 보급 우유팩을 가상공간 삼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던 흔적들이예요.

<122일간의 미국여행, 2005-2006>


20대 중반을 갓 넘었을 무렵, 본격적으로 인생의 문제와 부딪혔어요. ‘나는 누구인가, 세상은 무엇인가...’ 답답하고 많이 힘들었죠. 답을 찾고 싶은 마음 반,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마음 반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는데, 그 첫 번째 목적지가 바로 미국이었어요. 저와는 다른 삶의 터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며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치즈버거 포장지나 베이글 봉지, 영수증 등의 여행흔적들로 엮어서 아트북을 만들었어요.

<탕나라사람들 2006-2009>


8일동안 전국 12개 도시 15목욕탕을 여행하며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을 인간신체모양의 탕나라를 통해 풀어보았어요. 인생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알게 된 인간내면의 무의식을 탕나라의 마음의 때바다에 비유해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발가벗은,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작업이었어요.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문제의식이 ‘나’라는 개인적 차원에서 ‘인간’이라는 보편적 차원으로 확장되어가는 과도기적 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싸조라, 2008>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전국이 시끄러웠던 작년 여름, 저는 시각디자인이라는 언어를 통해 촛불을 밝히고 싶었어요. 미국사람도 먹지 않는 쓰레기 같은 쇠고기를 수입 허가했음에도 값싸고 질좋은 쇠고기를 들여와 서민들을 배를 불리겠다는 등의 대통령의 망언에 불끈해서 ‘값싸고 질좋은 나라'가 탄생했죠. 알파벳으로 조합한 한글타이포그래피는 미국식세계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상징하고 있어요. 실제로 제작한 티셔츠를 촛불문화제에서 판매했고, 판매수익금으로 전단지나 스티커를 만들거나 양초와 종이컵을 사서 촛불문화운동을 지원하기도 했어요. 제가 발딛고 있는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한발 더 나아가 소통하고자 했던 의미있는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 곧 <싸조라 2탄>작업도 착수하려고 해요.

최근 하고 있는 개인작업으로는 <마음을 읽어주는 토닥토닥 벽>이 있어요. <마음을 읽어주는 토닥토닥 벽>은 현대 사회에서 심리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위로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된 벽작업이예요. 인간내면문제의 현주소를 까발리면서도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내고자 노력 중이예요.


4. 아직 20대로 알고 있다. 이시대의 88만원 세대, 청년실업에 대해 본인이 대처하는 방법이 있다면?

참고로 말씀드리면 제 나이는 만으로만 20대랍니다~^^;;

아직 졸업논문을 못 써서 대학원을 졸업하지 못했지만, 졸업 후 디자인관련 회사에서 실무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작년에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고선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취업을 미루기로 했죠. 아직 한번도 입사지원서나 면접을 보지 않은 제가 청년실업 대처법을 이야기하려니 좀 민망하네요. 그냥 현재 제 삶을 말씀드리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작년 말 쯤 허리재활치료를 하던 중 출판사와 연이 닿아 현재는 프리랜서로 그림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번 정도 출판사 분들과 기획회의를 한 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편집디자인까지 제가 담당해서 하고 있어요. 뜻하지 않게 제 이름으로 책을 출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긴거죠.

아까 소개드렸던 <탕나라사람들>은 2006년에 학부졸업작품으로 작업했던 것인데, 작년 말부터 4개월여 동안 수정 작업을 거쳐 올 3월에 출간되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학부 때 공모전 참여작으로 만든 어린이 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 작업을 하고 있어요. 우선 당분간은 기회가 되는대로 글쓰고, 그림 그리고, 디자인하는 일을 계속 해볼 생각이예요.

현재 한국의 노동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해지고 답답해집니다. 이런 절망적 현실 극복을 위해 작게나마 두가지 정도 실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첫 번째, 개인적 차원에서 제 삶의 방향성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죽어라 일하지 않으면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사회에서 개인의 모든 가치는 ‘돈’으로 획일화 되는 것 같아요. 돈이 인간정신을 지배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갉아먹고 파괴하고 있는 것이죠. 생존적 필요를 위해 경제활동이 필요함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공유하고 나누고 베풀고자 하는 삶의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정신줄을 바짝 조이고 있어요.

두 번째,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사회운동을 하시는 분들과 연대하는 것이예요. 사회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노동자의 삶은 피폐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주말에 시간이 날 때면 촛불문화제에 참석해서 같은 생각을 품고 발로 뛰시는 분들과 함께 힘을 모으려고 하고 있어요. 생각만치 쉽지 않을 때가 많아요. 현실은 점점 더 절망적으로 되어 가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연대하려구요. 좀 쌩뚱맞을 수도 있지만 이 두가지가 청년실업에 대처하는 제 대처법이라고 생각해요.


5. 네이버카페를 보니 뱅글벙글이란 닉네임을 쓰고 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

뱅글
_내 주변을 ‘뱅글뱅글’ 둘러싼 사람들과 함께,
벙글_‘벙글벙글’ 웃으며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참다운 행복이란 관계 안에서 이루어 진다는 것,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자 노력할 때 누릴 수 있는 것이라는 제 삶의 가치관이 담겨 있답니다.


6. 자주 가는 사이트나 장소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뜻밖에 프리랜서로 활동하게 되면서 그 동안의 작업들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장만했어요.
<나는요뱅글벙글> iambgbg.com

생각의 힘을 기르고 싶어서 글쓰는 공간도 만들었어요.
<뱅글벙글하게살기> ilovebgbg.com

정리할 프로젝트와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가장 많이 방문하면서도 여유시간이 많지 않아서 천천히 조금씩 가꿔가고 있답니다. 그리고 집 앞에 있는 양재천을 자주 걸어요. 산책하며 자연과 함께 숨쉬면 기분이 참 좋아요.


7. 마지막으로 10년후 자기모습을 그려본다면?

제 자신을 사람들과 더 많이 공유하고 나눠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저로 인해 참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지금보다는 좀 더 뱅글벙글하게 살고 있기를 바란다는 말이예요!^^

_뱅글벙글









2009. 5. 5. 23:18
목욕탕에서 발가벗겨진 세상과 나
인생고민, 목욕탕 여행, 타자와의 만남, 상상력을 바탕으로
<탕나라 사람들>을  만들다


안녕하세요, 뱅글벙글이예요.
2006년 학부졸업작품으로 만들었던 책,
탕나라 사람들
지난 4개월간의 다듬거림으로
2009년 3월, 시대의창을 통해 세상에 나왔어요.

늦은 20대에 시작된,
존재적 삶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담긴
작은 책이랍니다.

왠지 모를 부끄러움이 자꾸 나를 잠식하려 하지만,
사람들과 소통할 순간의 기쁨을 꿈꾸며
흐트러진 의식을 다잡아봅니다.
당신을 만나고 싶네요^.^

140x205mm, 160pages

목욕탕에서 나를 만나다

‘목욕탕’ 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은 샤워기, 비누, 샴푸, 사우나, 땀, 때 수건, 쭈글쭈글한 피부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조금 깊이 생각하면 목욕탕은 인간의 욕망, 감추고 싶은 마음이 드러나는 곳이기도 하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탕나라 사람들>의 작가는 인생의 고민을 해결하고자 전국의 목욕탕을 여행하고 나서 독특하고 상상력이 넘치는 글과 그림을 엮어 책으로 펴냈다. 낯선 곳을 향한 발걸음 끝에는 사람들이 있었고, 타자와의 만남은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거울이 되었다. 목욕탕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때를 벗겼지만, 작가는 마음의 때가 가득한 자신을 발견했다고 고백한다.

전국의 목욕탕을 순례하면서 얻은 독특한 경험,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디자인을 전공한 작가의 상상력이 한데 모여 독창적인 <탕나라 사람들>이 완성되었다. 작가는 ‘목욕탕나라’를 찾아오는  ‘탕나라 사람들’을 통해 편견, 차별, 무시 같은 세상의 단면을 철저하게, 하지만 유쾌하게 해부하고 있다. <탕나라 사람들>은 “불안 탓에 안절부절못하고, 비난에 대한 두려움으로 끊임없이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정작 욕구가 생기면 자신밖에 보지 못하는 외눈박이와 같은 모습”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킁킁킁, 이게 무슨 냄새지?
 
<탕나라 사람들>은 마음의 때가 가득한 사람들의 모습을 7살 주인공 ‘뺑글이’와 친구 ‘똥희’의 눈높이에서 바라본다. 작가는 아이의 시선으로 탐욕과 자기자랑으로 가득한 사람들의 내면의 문제를 진단하고, 목욕탕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카타르시스를 선물한다. 목욕탕은 거짓말과 수다, 탐욕과 추악함, 온갖 때와 더러운 것들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자신의 모습을 더 많이 발견하고, 현상이 아닌 본질을, 겉이 아닌 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때는 왜 생긴 걸까?
 
삶이 힘들고 지칠 때 그 원인을 곰곰이 따져보면 결국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잘못된 관계는 결국 마음의 때가 되어 쌓인다. 어떤 문제는 자신의 위치에서 바라보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지만, 타인의 모습을 통해 철저히 발가벗겨진 자기를 마주하면 은연중에 문제가 해결될 때가 잦다. <탕나라 사람들>은 여행을 하면서 이전에는 몰랐던 ‘나’를 발견해가는 젊은 디자이너의 성장기이자, 그것을 읽는 이들에게 ‘타인’을 인정하고 그 관계에서 비롯된 ‘우리’라는 테두리를 새롭게 발견하는 깨달음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시원하다는 게 뭔지 이제 알 것 같아

발가벗은 상태에서 내면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목욕탕이다. <탕나라 사람들>의 작가는 인생고민을 해결하고자 전국 12개 도시 15개 목욕탕을 순례하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정말로 다양한 사람들을 ‘발가벗고’ 만났다. 그들에게 목욕탕은 “추억이 담긴 장소”이기도 했고, “서민의 삶이 농축된 장소”이기도 했다. “아버지와 친해질 수 있는 곳”이라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대답도 들었다. 그러나 목욕탕이 사람들에게 주는 가장 큰 즐거움과 혜택은 바로 ‘시원함’이었다.

목욕탕을 다녀오면 왜 시원해지는 것일까? 작가는 앞서 얘기한 '마음의 때'에 대한 성찰을 디자인적 상상력으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때를 밀고 벗겨서 시원한 점도 있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 목욕탕에서 뜨거운 물이나 사우나에 들어가 한참 수다를 떨고, 잡스런 생각을 털어버리고 나면 그야말로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리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탕나라 사람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시원함’은 잘못된 관계에서 비롯된 마음의 때를 벗겨 바로잡고 회복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나’에서 ‘우리’로 인식을 확장하면 이전에는 답답했던 세상에서 벗어나 가슴이 탁 트이는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조용히 얘기하고 있다. (출처: http://sidaebook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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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인트로
*추천의 글
*프롤로그
*등장인물

     킁킁킁 이게 무슨 냄새지

     우리 그냥 소인으로 하자
     서로 힐끔힐끔 쳐다보는걸
     탕에 들어가기 전에 꼭 샤워해야 해?
     쉴 새 없이 물을 토해내려면 너 참 고달프겠다
     말을 한다는 건 마술 부리는 것 같아
     사람들은 도대체 왜 때를 미는 걸까?
     마음의 때가 가득한 사람들
     탕나라 안에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살고 있었어
     시원함이 뭔지 이제 알 것 같아

*에필로그

*부록
  1. 좌충우돌 탕나라 제작기
  2. 함께 떠나는 탕나라 여행
  3. 주사위로 떠나는 탕나라 여행


보도자료

1. cts tv(2009.04.25)
스와이드>생생문화가
출처: http://www.cts.tv/prog/index.asp?PID=P2


2. the theatre magazine, <scene playbill> 5월호
culture eye>artist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글씨로 기사를 보실 수 있답니다)

3. 국제신문(2009.03.28)











2009. 5. 5. 22:46
090425

계획에 없던 사진전시을 갑작스레 보게 된 터라
아무런 사전지식도, 기대감도 없는 제로상태였다.
티켓을 끊은 후 인파에 휩쓸려 어둑어둑한 공간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먼 발치에서 천천히 걸으며 작품들을 대강 흩어보았다.
그러나 작품명 밑에 딸려있는 '카쉬 에피소드'가 눈에 들어오면서부터
사진 한장 한장에 베어 있는 사람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덧 나는 사진과 가까이 위치하고 있었다.
윈스턴처칠, 오드리햅번, 헤밍웨이, 파블로피카소, 마더테레사...
발걸음이 더할수록 점점 더 사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사진을 보며 사람을 만났다.
잔잔한 감동이 집으로 가는 길가에 스며들었다.
나 역시 나이가 더할수록
내 작업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사람을 더 깊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_뱅글벙글









2009. 4. 26. 23:40


김규항 지음 / 돌베게

디오티마 인욱이를 통해서 고래가그랬어
규항님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어느덧 나는 고래삼촌과 고래동무가 되었고
디오티마는 규항님이 예수전을 저술중이라고 했다.
그것이 벌써 몇해 전 일이다.

출간소식을 듣게 된 것은 마일토벽 작업을 함께 하는
미소친구를 통해서다.
안상수씨가 디자인한 노오란 양장책을 손에 든 미소친구는
책을 미쳐 다 읽진 못했지만 감격에 겨웠던지
예수전을 통해 만난 예수에 대해 느낀점을 나누었다.

지금 현재 나의 삶은 진리를 따라 산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나'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
예수전을 읽으며 적극적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과
함께하는 삶에 대해 다시금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을 만들고 에너지를 내어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 다가가야 겠다.

짧은 나눔이었지만 미소친구의 나눔은
내 안의 울림이 되었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열심히 사회에 대해서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알려고조차 하지 않았던 지난 무지의 날들보다는
진일보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면 나는 내가 발딛고 있는 현실에서
무엇을 행하고 있는가.
머리만 커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좀 알았다고 젠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도 곧 바리새인과 같은 위선자가 될 수 있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
예수의 가르침과 삶의 숨결을 내면 깊숙히 불어 넣어야 한다.

예수전이 궁금하다.
얼른 예수전을 구입해야겠다.


_뱅글벙글













2009. 4. 16. 00:51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의 어느 버스정류장
에 착! 달라붙은 게릴라식 금연??? 캠페인.

타를 인지하지 못하는 권력 쥔 인간들
의 자기중심성으로 인해
점점 숨막혀만 가는 지구별 한국
에서 작게나마 숨통을 트여주는 몸짓.

->
죄송하긴요~

참담한 현실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발품파는
당신들의 모습에 그저 고마울 뿐이죠.

^.^

건강한 인간정신과 더불어 행복한 민주사회를 위해
바로 알고 끊을 건 끊읍시다요!
조아세! 화이팅!
덤으로 언소주도 화이팅!

090415

_뱅글벙글










2009. 4. 7. 13:53
아침밥을 먹고 있는데
그림그리는의사 친구로부터
문자질문이 떴다.

어떤디자이너가 되려고 하냐고.
스스로를 한마디로 요약해 달라고.

쉽지 않은 질문이구려.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

답문을 보냈다.

나는 디자이너가 되기 전에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생각하는 사람이란 나와 너,
그리고 내가 발딛고 살아가는 현실에 대해
바로 알고
아는 만큼 행동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생각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삶의 일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요약되지 않은 듯한 내 대답에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했는지
오늘 하루를 사는 동안
친구의 질문을 여러번 되새김질 했다.
질겅질겅 씹은 나의 생각은
자정이 될 무렵이 되어서야
동글동글한 염소똥이 되어 나왔다.

디자인은 나의 사유방식 중 하나입니다.
디자인을 통해 삶을 담아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_뱅글벙글









2009. 4. 5. 23:35


* 기간: 2009.3.27-4.9
* 장소: 티모르카페 이대점(지하철2호선 이대역 1번출구 방향)
* 주최: 전국시사만화협회
* 문희: 02-365-7891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무자비한 진압으로 죽어간 용산 철거민,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죽어간 팔레스타인의
어린이들과 시민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

시대를 읽고 해석하고 표현해보고 싶어하는
나를 마구 끌어댕기는 전시회다.
이번주 목요일까진데 연대하는 마음으로
에너지 바짝 내서 갔다 와야지~
^.^

_뱅글벙글









2009. 4. 5. 22:57
090330

몽족 깡패들의 총기난사로 타오네 집은 난장판이 되었고,
타오의 누나는 깡패들에게 성폭행 당한 채로 집에 돌아왔다.
이웃집에 살고 있던 월리(주인공: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깡패들의 행패에 분노하며 집안 물건들을 주먹으로 깨부셨다.

다음날 아침 월리를 찾아온 타오는
살기 어린 눈빛으로 당장 복수하러 가자고 다그쳤지만
월리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참을 골똘히 고민한 후 월리는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욕조에서 담배를 태우고, 이발소에서 면도를 하고,
양장점에가서 옷을 맞추고, 그가 무시하던 신부를 찾아가 고해성사를 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이 모든 것이 죽음을 각오한 복수전을 암시하는 것이라만 생각했다.
한국전쟁에서 13명 정도의 사람들을 죽여본 경험이 있었던 월리는
영화 전반에 걸쳐 공격성이나 폭력으로 일관된 관계패턴을 보였기 때문이다.

월리는 혼자 몽족 깡패들을 찾아갔다.
깡패들이 쏘아올린 수십발의 총알은 월리의 몸통을 관통했다.
그의 무모한 용기의 결말이 허탈하게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나는 뒤늦게서야 그가 총기를 소지하지 않고
비무장으로 죽음을 맞이하러 갔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불의에 맞선 월리의 마지막 선택은 바로 비폭력이었던 것이다.
나는 망치로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랜 토리노 Gran Torino

비폭력 평화 정신은

살상의 추억으로 평생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했던
월리 자신을 용서해주었을 뿐 아니라
죄씻음 받기 위해 스스로가 만들어 냈던
수많은 정결의 틀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다.
그의 위대한 선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되었다.
무엇보다 분신과도 같았던 72년형 그랜토리노를
더 이상 자신의 차고에 가두지 않고 타오에게 주었다.

그랜 토리노, 그랜 토리노...
음악과 함께 엔딩 자막이 올라갔다.
눈물이 흘러내렸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쟁이란 무엇인가.
특히 한국전쟁이란 것이 무엇이었길래
외국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던 것일까.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국전쟁에 대해 아는 것 별반 없는 나란 존재는
도대체 무얼하며 살아왔는가.
나의 무지했던 삶에 또 다시 깊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월리의 마지막 선택처럼
죽음을 각오하고서라도 비폭력, 평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을까.
불의 앞에서 나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_뱅글벙글











2009. 4. 5. 22:56


090323


이른 아침에
1,000원짜리 버스를 타고
먼 곳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버스에는 우리들이 있었고, 나는 타자와 만났다.


숏버스shortbus.

영화가 중반을 넘어설 즈음, 한분이 자리를 떴다.

그래 충분히 그럴 수 있지.
의식적 노력 없이도, 떠난 그분의 마음이 자연스레 느껴졌다.
소극장 규모의 영화관에 나 홀로 남았다.

나 역시도 자리를 지키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숏버스를 타고 엔딩까지 가기 위해서는

불편감으로 대체된 자극에 대한 호기심을 상쇄시킬만한
무언가 절실히 필요했다.
나의 필요는 상영시간이 102분에 다다랐을 무렵에서야 채워졌다.

존 카메론 미첼과 그의 사람들이 내 마음 속으로 들어온 것.
내가 만난 그들은 참다운 소통을 통해
관계 안에서 행복을 누리고자 몸부림치는 사람들,

더 나아가 온 인류가 하나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었다.


축농증으로 막혔던 코가 뚫리 듯
불편했던 몸과 마음이 시원해졌다.

이제서야 그들의 말뜻을 알듯하다.

끝나면 슬퍼?
그래 슬퍼.
여전히 시간은 멈추지 않았고,
또 내가 혼자가 아니라서.

_뱅글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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