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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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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논문 인쇄를 맡기고 왔습니다.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20개월 동안 마음의 짐이었던 놈을 고이 보내드렸습니다.
이제 논문 삼수생의 굴레에서도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나름 노력했음에도 논문을 다시 보니 구멍이 숭숭 보이네요.
감각 위주의 디자인교육(?)만을 받다가
글을 가지고 뭘 좀 하려고 하니까 내공이 무지하게 딸린다라고 해야 할까요…
흠흠-.- 어쨌든 완주에 의미를 두며 스스로를 토닥여 봅니다.
논문연구를 통해 학문을 하는 기본자세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논리적 사고와 글쓰기에 취약한 제 모습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공공디자인에서 중요한 것은 단기간에 결과물을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시민을 위한 올바른 정책을 기반으로 하여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논문제목은
서울시 상징물디자인과 도시 정체성에 관한 연구
-하이서울을 중심으로-
입니다)
홀가분 하네요.
이제 다음 주부터 새 출발합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
_뱅글벙글
2010. 5. 3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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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디자인이란
내용과 형식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내용이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일 수도 있고,
메세지를 표현하는 컨셉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디자인을 의뢰 받았을 경우
메세지에 대한 디자이너의 권한 혹은 주체성은 그리 높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디자인 컨셉을 잡고 그에 적합한 형태를 부여하는 것은
십분 디자이너의 역량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디자인현실이 과연 디자이너의 역량을
얼마만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것 역시 디자인 행위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생 전반을 스스로를 디자인해 가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삶의 방향성을 어디에 두고 무엇을 생각하며 사는가가 디자인의 내용이 될 것이고
자신이 바라고 생각하는 바를 실천에 옮기는 것은 디자인의 형식이 될 것입니다.
평생에 걸쳐 완성해 가야 할 나의 디자인 결과물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 날의 좋은 디자인을 위해 오늘 나는
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하도록 힘쓰고자 합니다.
아는 만큼만은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의지드리고자 합니다.
100531
_뱅글벙글
2010. 5. 27.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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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석사학위 졸업논문 심사받고 수정하랴,
취업준비 차 인디자인 공부하랴,
지방선거에 출마한 친구가 부탁한 선거 관련 디자인하랴,
신사동에 위치한 빈스토리 커피숍 윈도우 페인팅하랴,
등등등 정신이 없습니다.
다음 주 정도면 큼지막한 것들은 마무리될 듯 합니다.
얼른 마무리하고 잠시 여행을 다녀오려고 합니다.
그 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을 만나 삶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디자인 노동자로서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합니다.
^^
100527
_뱅글벙글
2010. 4. 1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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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풀리지 않은 숙제가 하나 있습니다.
저의 연극성성격장애적인 멘탈리티는
대체 어디서 기인했을까하는 것이 바로 고민입니다.
오늘 오랜만에 제가 태어날 때부터 수년 동안
한 집에 살았던 친척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내면분석을 할 만한 소스를 얻기 위해
어린시절 저의 관계 패턴에 대한 간접적인 질문들을 하였습니다.
친척의 답변을 들으며 제 가슴 깊은 곳에서 미동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있는 자리에서는 의식적으로 꾹 참았으나
먼저 자리를 뜨고 길을 걸으면서는
솟구치는 감정을 못이겨 눈물이 흘리고 말았습니다.
사랑받고 싶어서 알아서 모든 것을 잘 하는 듯이 보였기에
신뢰는 받았지만 오히려 관심은 덜 받았던 아이의 눈물...
아직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제 조금은 문제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 합니다.
차근 차근 어린시절을 다시 정리해봐야 겠습니다.
100412
_뱅글벙글
2010. 3. 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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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대로 공부가 잘 되지 않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우울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물에 젖은 솜뎅이처럼 무겁게 축 쳐진 마음 상태로 밤 공부를 계획한들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익히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좋지 않은 날 밤이면 의지드려 책을 읽습니다.
책 속에서 인생의 큰 스승들과의 만남을 가지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상황 속에만 매몰되어 있던
좁아진 시야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삶을 헤쳐나가는 희망과 용기를 얻게 됩니다.
더불어 헝크러졌던 마음에도 평화가 찾아오더군요.
그렇게 1시간 정도 책을 읽고, 책 내용을 생각하다가 잠이 들곤 합니다.
다음날 아침이 시작될 때면
지난 일에 얽메이지 않고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됩니다.
오늘 아침도 제게는 새로움입니다.^^
100320
_뱅글벙글
2010. 3. 3.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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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으며 신문을 보던 중
사형수의 대모 조성애 수녀님이 사형제 합헌 소식에 탄식하며
자신이 만나고 있는 사형수들의 이야기를 하는 내용을 읽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변화하고 있는 사형수들의 짧은 이야기들이
제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최근 아이티 대지진 소식을 듣고
식사량을 줄이는 사형수도 있다는 대목에선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지닌 인간 본성과
한번 형성된 인간 무의식이
타를 지각하는 방향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어내기란
정말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러한 인간실존의 불편한 진실을
사회 속에서 혹은 제 자신에게서 발견할 때면
절망스럽기 그지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희망을 믿고 바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사형수들도 생명을 가진 존엄한 존재라는 인식이 확장되고
그들도 변화할 수 있다는 인간 양심의 힘을 믿으며
그들에게 변화의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00303
_뱅글벙글
2010. 2. 19.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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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전 mbc의 '후+'를 보았습니다.
얼마 전 한국에 상륙한 아이폰이 한국에 끼친 영향과 한국IT의 대응을 다룬 내용이었습니다.
책으로만 읽었던 '미디어 혁명' 혹은 '정보 혁명'을 실감할 수 있더군요.
(참고로 저는 테크놀로지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아왔답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등장이 신기하고 놀라웠지만
변화의 속도감이 만만치 않아 웬지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혼란스럽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나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고민이 됩니다.
문득 19세기 영국에서 산업혁명을 목도했던 윌리엄 모리스가 떠오르네요.
모리스가 현재 살아있었다며나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100218
_뱅글벙글
2009. 12. 1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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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두비는
소통이 먹통이고 일방통행만을 강요하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직설화법을 사용하여 신랄하게 까발린 영화다.
강한 비판의식 이면에는 인간에 대한 따스함이 녹아있다.
마음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대사가 있다.
“친구를 웃게 만드는 사람은 천국 갈 자격이 있다.”
국경과 종교를 뛰어넘는 사랑과 자비심의 참된 가치를 일깨우는 명언이다.
위의 대사를 뒤집어도 말이 기가 막히게 통한다.
“친구를 피눈물 나게 만드는 사람은 지옥 갈 자격이 있다.”
반두비는 후자의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유쾌하게 말해준다.
기득권 유지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강부자‧고소영 정권,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고 ‘개’ 같이 살도록
쓰레기 같은 생각들을 주입하고 있는 족벌 신문,
‘주의 손’으로 자신의 탐욕만을 채우는 바늘귀를 통과하지 못하는 부자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나’ 만 있고 ‘타’는 없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대사가 있다.
“마음을 열어 마음을~”
마음을 열고 ‘타’를 본다면
‘나’와 ‘타’는 다르지 않은 인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고통을 원하지 않고 행복을 바라는 똑같은 인간이라는 점에서.
마음을 열어
친구와 함께
미소를 짓고
천국에 살자.
_뱅글벙글
영화 <반두비>를 보고
2009. 11. 2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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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학살의 전모가 담긴 다큐멘터리
'떠나지 못한 사람들'을 봤다.
자본권력을 신봉하는 대한민국의 공권력에 의해
처절히 짓밟히는 철거민들의 삶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울분이 치밀었다.
그러나 만약
내가 사람을 배우지 못했다면
나 역시도 그들을 버렸을 것이다.
효율성을 따져가며, 때로는 무관심으로.
잊지말고 기억하자.
용산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도 나와 똑같이
안정되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망루에 올라갔다는 사실을.
090925
_뱅글벙글
2009. 11. 2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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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알아가는 이유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하기 위함에 그치지 않는다.
함께 살아가기 힘든 존재인 내가
타와 더불어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존재로 변화하기 위해
반복되는 무의식의 횡포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090816
_뱅글벙글
2009. 10. 30.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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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님이 임하시면
마음은 부들부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집중력은 마이너스로 수직하강하여
무언가를 하려고 발버둥 칠 수록 영혼은 파괴된다.
파멸은 정신에만 그치지 않는다.
안이 무너지면 밖은 여지없이 흐트러진다.
육의 고통은 다시 마음에 이르게 된다.
결국 불안님은
몸도 마음도 완전히 파괴해버리는
전지전능한 괴력을 발휘한다.
졸업눈문을 쓰면서 재차
나 자신이 불안덩어리임을 뼈저리게 실감한다.
허나 절망적이지만은 않은 것은
내겐 불안님을 다스리고 돌이킬 수 있는
생각의 힘이 있기 때문이다.
불안님의 도래하심을 원천봉쇄할 순 없어도
이젠 더 이상 불안에 잠식 당해
눈 먼 노예처럼 질질 끌려 다니며
오늘의 행복을 도둑맞지 않을리!
091028
_뱅글벙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