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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12. 19:54





출처: KT&G 상상마당 서면 인터뷰


1. 당신을 모르는 회원들에게 자기소개를 하자면?

안녕하세요~ 신화창조국 세뇌구 무지동에 위치한 홀로감옥에서 탈출한 이후 ‘타인’과 교신하며 살아가는 지구 생명체, 신병근이예요. 이제는 ‘너’와 더불어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싶기에 재수감 당하지 않기 위해 신문읽기, 사고력 키우기, 사회참여하기와 같은 필수 아이템을 하나 둘씩 장착하고 있답니다.

한동대학교 산업정보디자인학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어요. 뱅글벙글한 이야기로 사람들과 소통하길 바라며 천천히, 그러나 깊고 넓게 디자인을 공부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랍니다.


2. 현재 듣고 있는 수업은 무엇이며 수강하게 된 동기는?

최범 선생님의 <크리에이터를 위한 셀프 크리틱>을 수강하고 있어요. 한마디로 디자이너가 자신의 작업을 글로서 표현하는 수업이예요. 제 생각을 글로 쓸 줄 아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마음에 수강신청을 했답니다.


3. 지난번 수업시간 작업발표가 인상 깊었다. 자신의 작업에 대해 소개해 달라.

학창시절 때부터 ‘생각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나의 디자인 철학은 무엇인가’ 자문하곤 했어요. 당시엔 스스로에게 자신있게 말할 만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는데, 최근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면서는 좀 명확히 알게 된 것 같아요. 제 작업들은 주로 제 삶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되고 있더라구요.

디자인철학이란 인위적이고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닌 제가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였어요. 그리고 디자인이란 제가 제 삶의 물음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분출된 배설물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지요. 때문에 작업들 속에는 당시 인생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이 덕지덕지 묻어있더라고요.

삶의 분비물과 같은 작업들을 잠시 나누도록 할게요.

<그림 그리고 싶다, 1999-2001>


억압된 현실, 군대라는 공간에서 본능적으로 정신적 자유를 꿈꾸며 아침식사 때마다 먹고 남은 보급 우유팩을 가상공간 삼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던 흔적들이예요.

<122일간의 미국여행, 2005-2006>


20대 중반을 갓 넘었을 무렵, 본격적으로 인생의 문제와 부딪혔어요. ‘나는 누구인가, 세상은 무엇인가...’ 답답하고 많이 힘들었죠. 답을 찾고 싶은 마음 반,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마음 반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는데, 그 첫 번째 목적지가 바로 미국이었어요. 저와는 다른 삶의 터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며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치즈버거 포장지나 베이글 봉지, 영수증 등의 여행흔적들로 엮어서 아트북을 만들었어요.

<탕나라사람들 2006-2009>


8일동안 전국 12개 도시 15목욕탕을 여행하며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을 인간신체모양의 탕나라를 통해 풀어보았어요. 인생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알게 된 인간내면의 무의식을 탕나라의 마음의 때바다에 비유해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발가벗은,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작업이었어요.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문제의식이 ‘나’라는 개인적 차원에서 ‘인간’이라는 보편적 차원으로 확장되어가는 과도기적 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싸조라, 2008>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전국이 시끄러웠던 작년 여름, 저는 시각디자인이라는 언어를 통해 촛불을 밝히고 싶었어요. 미국사람도 먹지 않는 쓰레기 같은 쇠고기를 수입 허가했음에도 값싸고 질좋은 쇠고기를 들여와 서민들을 배를 불리겠다는 등의 대통령의 망언에 불끈해서 ‘값싸고 질좋은 나라'가 탄생했죠. 알파벳으로 조합한 한글타이포그래피는 미국식세계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상징하고 있어요. 실제로 제작한 티셔츠를 촛불문화제에서 판매했고, 판매수익금으로 전단지나 스티커를 만들거나 양초와 종이컵을 사서 촛불문화운동을 지원하기도 했어요. 제가 발딛고 있는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한발 더 나아가 소통하고자 했던 의미있는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 곧 <싸조라 2탄>작업도 착수하려고 해요.

최근 하고 있는 개인작업으로는 <마음을 읽어주는 토닥토닥 벽>이 있어요. <마음을 읽어주는 토닥토닥 벽>은 현대 사회에서 심리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위로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된 벽작업이예요. 인간내면문제의 현주소를 까발리면서도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내고자 노력 중이예요.


4. 아직 20대로 알고 있다. 이시대의 88만원 세대, 청년실업에 대해 본인이 대처하는 방법이 있다면?

참고로 말씀드리면 제 나이는 만으로만 20대랍니다~^^;;

아직 졸업논문을 못 써서 대학원을 졸업하지 못했지만, 졸업 후 디자인관련 회사에서 실무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작년에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고선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취업을 미루기로 했죠. 아직 한번도 입사지원서나 면접을 보지 않은 제가 청년실업 대처법을 이야기하려니 좀 민망하네요. 그냥 현재 제 삶을 말씀드리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작년 말 쯤 허리재활치료를 하던 중 출판사와 연이 닿아 현재는 프리랜서로 그림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번 정도 출판사 분들과 기획회의를 한 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편집디자인까지 제가 담당해서 하고 있어요. 뜻하지 않게 제 이름으로 책을 출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긴거죠.

아까 소개드렸던 <탕나라사람들>은 2006년에 학부졸업작품으로 작업했던 것인데, 작년 말부터 4개월여 동안 수정 작업을 거쳐 올 3월에 출간되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학부 때 공모전 참여작으로 만든 어린이 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 작업을 하고 있어요. 우선 당분간은 기회가 되는대로 글쓰고, 그림 그리고, 디자인하는 일을 계속 해볼 생각이예요.

현재 한국의 노동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해지고 답답해집니다. 이런 절망적 현실 극복을 위해 작게나마 두가지 정도 실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첫 번째, 개인적 차원에서 제 삶의 방향성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죽어라 일하지 않으면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사회에서 개인의 모든 가치는 ‘돈’으로 획일화 되는 것 같아요. 돈이 인간정신을 지배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갉아먹고 파괴하고 있는 것이죠. 생존적 필요를 위해 경제활동이 필요함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공유하고 나누고 베풀고자 하는 삶의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정신줄을 바짝 조이고 있어요.

두 번째,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사회운동을 하시는 분들과 연대하는 것이예요. 사회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노동자의 삶은 피폐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주말에 시간이 날 때면 촛불문화제에 참석해서 같은 생각을 품고 발로 뛰시는 분들과 함께 힘을 모으려고 하고 있어요. 생각만치 쉽지 않을 때가 많아요. 현실은 점점 더 절망적으로 되어 가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연대하려구요. 좀 쌩뚱맞을 수도 있지만 이 두가지가 청년실업에 대처하는 제 대처법이라고 생각해요.


5. 네이버카페를 보니 뱅글벙글이란 닉네임을 쓰고 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

뱅글
_내 주변을 ‘뱅글뱅글’ 둘러싼 사람들과 함께,
벙글_‘벙글벙글’ 웃으며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참다운 행복이란 관계 안에서 이루어 진다는 것,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자 노력할 때 누릴 수 있는 것이라는 제 삶의 가치관이 담겨 있답니다.


6. 자주 가는 사이트나 장소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뜻밖에 프리랜서로 활동하게 되면서 그 동안의 작업들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장만했어요.
<나는요뱅글벙글> iambgbg.com

생각의 힘을 기르고 싶어서 글쓰는 공간도 만들었어요.
<뱅글벙글하게살기> ilovebgbg.com

정리할 프로젝트와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가장 많이 방문하면서도 여유시간이 많지 않아서 천천히 조금씩 가꿔가고 있답니다. 그리고 집 앞에 있는 양재천을 자주 걸어요. 산책하며 자연과 함께 숨쉬면 기분이 참 좋아요.


7. 마지막으로 10년후 자기모습을 그려본다면?

제 자신을 사람들과 더 많이 공유하고 나눠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저로 인해 참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지금보다는 좀 더 뱅글벙글하게 살고 있기를 바란다는 말이예요!^^

_뱅글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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