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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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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도시상징디자인에 관심을 두고 책을 보고 있습니다. 관련 논문들을 찾아보면 ‘도시상징디자인’이라는 말 대신 ‘도시브랜드’라는 말이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도시브랜드와 관련된 논문들의 내용은 열이면 아홉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세계화 시대에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세계일류도시로 발돋움 하려면 도시마케팅·도시브랜딩으로 도시이미지를 개선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역 전통문화에서 도시정체성을 찾아 도시브랜드디자인을 해야 도시는 차별화되고 도시경쟁력은 강화된다, 헉헉;;
이렇게 도시브랜드와 관련된 책들은 대부분 ‘세계화 시대’를 화두로 던집니다. 도시브랜딩 차원에서 ‘디자인’을 강조하고나면 결론은 ‘도시경쟁력 강화’로 끝나곤 합니다. 논문들은 이처럼 멋진 수사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책을 읽고 나면 웬지 모르게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공허하고 허탈하다 못해 종종 짜증이 났습니다. 이런 감정의 원인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도시를 상품으로 바라보는 관점 때문인 듯 합니다. 삶의 터전인 도시공간을 당연스레 상품처럼 취급하는 것을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도시를 차별화해서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디자인 뿐 아니라 지역의 문화유산까지도 도구화하는 듯한 모습이 내키지 않았던 것입니다.
도시는 (상품처럼) 파는 것 아니라 (삶의 공간으로서) 가꿔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도시디자인, 공공디자인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만약 도시를 파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도시를 디자인하면 디자인은 땅을 삽으로 파는 행위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최소한 도시(상징)디자인이 삽질 보다는 나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작은 생각을 나누어봅니다.
100203
_뱅글벙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