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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30. 12:15
[창고/좋은말]
레이아웃이 멋진 편집디자인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새롭고 신선한 레이아웃이 디자인적으로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전에 기능적으로 잘 짜여진 활자 명세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기본적인 스타일 목록만 잘 만들고 잘 적용해도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때때로 디자이너는 내용 전달과 가독성을 어느 정도 희생시키더라도 미적인 자기표현을 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그것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가독성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아닌 이상 개인적인 욕망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시각적 주목성을 위해 내용과 관련이 없는 그림을 글 밑에 깔아서 내용 전달을 방해하거나 한쪽의 레이아웃만 신경 쓰다가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진 결과물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결국 좋은 디자인이란, 독자들이 정보를 쉽고 편하게 습득할 수 있도록 내용을 효과적으로 정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본은 체계적으로 짜인 활자 명세와 스타일이다.
글꼴, 글자사이, 글줄사이, 글자너비 등으로 이루어진 타이포그래피 체계는 심미적이면서도 복잡하고 기능적인 계산을 요구한다. 이 계산이 제대로 이루어질 때 타이포그래피가 자연스럽게 책의 특성을 규정하는 요소, 곧 근본적이고 중요한 시각적 요소로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_이기섭·김은영, 『인디자인, 편집디자인』, 안그라픽스, 2009, p.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