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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디자인'에 해당되는 글 6건
2010. 4. 6. 23:11





           한마디로 디자이너들은 고대 신화로부터 유래하는 다이달로스의 후예들이다. 인간 삶에 관여하는 총체적 창조 활동을 통해 그들은 인공적인 공간, 사물,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마 자연물을 제외하고 인간이 만든 것 중에 디자이너의 손을 거치지 않은 대상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마치 공기처럼 디자인은 우리의 삶 자체를 에워싸고 있다.
……
다이달로스의 눈물은 '디자인'이라는 말 속에 '잔재주' 이상의 큰 뜻이 담겨 있음을 역설적으로 말해준다.

_김민수, 『삶과 철학이 있는 디자인 이야기, 김민수의 문화디자인』, 다우 출판사, 2002, pp.49-50










2010. 4. 2. 00:06





모든 디자인 창조는 마음에서 시작되어 마음으로 전달된다. 겉보기에 디자인은 건물이나 미화원 손수레처럼 순전히 물질로 이루어져 있거나, 혹은 인터넷상의 웹디자인처럼 비트로 이루어져 비물질적 정보로 구현된 '형식의 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속에는 디자이너의 마음에서 우러나와 사용하는 이의 마음으로 전달되어, 개인과 사회 공동체의 마음을 함께 움직이는 놀라운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 에너지를 '밀어내서' 존재하게 하는 것, 그것이 디자인이다. 디자이너가 세상과 사람에 대해 지녀야할 기본적인 마음을 감정이 풍부히 담긴 디자인으로 운공할 수 있다면 현재보다 몇백 배 더 나은 '디자인 문화와 삶'을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_김민수, 『삶과 철학이 있는 디자인 이야기, 김민수의 문화디자인』, 다우출판사, 2002, p.42










2010. 4. 1. 23:57





          나는 창조를 인간 디자이너 자신의 '생체 에너지'를 외부로 '밀어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생체 에너지는 지식과 경험에 의해 자라나고 축적되어 디자이너의 몸 밖으로 밀려나가, 마침내 새로운 사물과 이미지의 형식과 내용으로 '전이'된다. 디자이너로서의 경험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마치 저수지의 물이 차고 넘쳐 스스로 흘러나가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
이와 같이 좋은 디자이너에게선 잘 뛰는 마라톤 선수처럼 항상 고르게 호흡하며 유연한 어떤 모습이 느껴진다. 또한 결과물뿐만 아니라 작업과정에서도 생각하는 것과 다루는 매체 사이에 순조롭게 일치하는 그 무언가가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는 페세와 같은 경우처럼 대가들의 작업을 보면서 마치 '숨쉬듯 디자인하는 것'처럼 안정되고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
그래서 나는, 창조란 메마른 저수지에서 빈 바가지로 자갈과 모래까지 억지로 퍼담는 작업이 아니라 많은 지식과 경험으로 충만해진 마음, 즉 내공內功을 저수지의 물처럼 자연스럽게 밀어내는 활동이라고 말한 것이다.
……
내공의 전이! 디자이너의 생체 에너지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따라 사물과 이미지의 형체 속에 고스란히 담겨진다.
……
그것(내공)은 호흡을 단련하여 기氣의 운행을 통해 신체의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새로운 잠재력을 개발하기 위한 무공을 뜻한다. 따라서 내공은 신체적 훈련만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일치시키는 오랜 수양과 수련과정을 통해서만 완성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내공은 공간, 사물, 이미지 속에 불어넣는 '기운, 마음, 숨결'과 같은 일종의 '생체 에너지'와 같다.

_김민수, 『삶과 철학이 있는 디자인 이야기, 김민수의 문화디자인』, 다우출판사, 2002, p.33, pp.36-37










2010. 4. 1. 23:45





과연 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하는 '관점의 문제'가 훨씬 더 중요하다.

_김민수, 『삶과 철학이 있는 디자인 이야기, 김민수의 문화디자인』, 다우출판사, 2002, pp.28-29










2010. 4. 1. 23:41





좀더 일찍 깨닫지 못하고 나이 들어 깨우치게 된 그 소중한 경험을 학생들과 나누고 싶었다. 그들에게 가르치는 사람의 사적인 감각과 보고 그리는 규범을 주입하는 대신에 스스로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길을 가르치고자 했다. 억지로 강요된 시각이 아니라 자신의 눈을 발견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도록 '마음의 지도'를 그려주는 일이야말로 나의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했다. 이 마음의 지도는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짜여진 수많은 지식과 감각으로 이루어진다. 학생 스스로의 눈으로 자신의 고유한 감각적 사고를 하게 할 수는 없는가. 나는 이러한 사고의 유형을 '감각의 우물'이라고 이름지었다.

_김민수, 『삶과 철학이 있는 디자인 이야기, 김민수의 문화디자인』, 다우출판사, 2002, p.28










2010. 4. 1. 23:33





                디자인은 삶을 은폐하고 미화하는 장식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과 자연의 섭리, 물질의 존재, 세상의 이치를 성철하는 철학이자, 철학과 문화의 접점을 창조하는 실천 행위이다. 나는 디자인이 한낱 '기술적 잔재간'이 아니라 '마음을 담아내는 그릇'이라고 믿고 있다. 이 그릇이 쓸모있는 것은 그릇 안에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것에는 전통 속에서 자라나 현재의 혁신을 주시하는 첨예한 마음, 나눔과 베품의 마음, 사리분별의 마음, 희노애락의 감정을 담아야 한다. 이러한 마음이 그릇에 담겨질 때, 그릇은 단순히 사물이 아니라 비로소 우리와 일상에서 함께 호흡하고 교감하는 하나의 생명체가 된다.

_김민수, 『삶과 철학이 있는 디자인 이야기, 김민수의 문화디자인』, 다우출판사, 2002,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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