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좋은말
디자인이란 무엇인가_폴랜드3
뱅글벙글
2010. 3. 26. 23:28
자,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는 이해할 수 있었겠죠. 다른 정의를 든다면 디자인이란 관계의 체계라고 하는 것이 있지. 회화도 마찬가지야. 문제의 모든 측면끼리의 관계니까. 즉 여러분과 캔버스에 그린 것 사이의 관계이고 여러분과 커터, 또는 지우개, 또는 펜하고의 관계야. 디자인의 일부가 되는 요소들끼리의 관계이지. 검정과 하양이건, 선이건, 덩어리이건.
거기다 비례의 체계이기도 하지. 즉 크기의 관계를 뜻해요. 관계에 대해 생각하려 들면 나나 여러분이나 하루 종일이라도 떠들 수 있겠지. 끝이 없어. 디자인을 해내기 참 어려운 이유가 그거예요. 무언가를 할 때마다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너무 많아. 디자인하는 과정은 복잡함에서 단순함으로 가는 거야. 복잡한 부분에는 온갖 끔찍한 문제가 가득하지.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검토하고 헤아려 단순하게 만들기란 대단히 어려워.
아마 피카소가 그림 그리기란 지워나가는 과정이라고 했지요. 그러려면 우선 뭔가 지울 것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야. 우리가 아주 복잡하게 얽힌 데서 시작하는 것은 그 때문이기도 하지. 하지만, 작품의 마무리는 단순한 것으로 되어야 해요. 이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지. 강의 끝!
_마이클 크뢰거 지음, 신혜정 옮김, 『폴 랜드와의 대화』, 워크룸, 2009, p.43